직장인 라이프/아빠의 하루

[40대감성]“야, 너 살쪘네?”

DO전FIRE 2025. 2. 28.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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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너 살쪘네?”
익숙한데, 낯설다.
사회에 나와서 누군가에게 이렇게 솔직하게 말해본 적이 있었나?
순간, 잠시 생각에 잠긴다.

입 밖으로 나오려던 “살쪘네”라는 말이
결국 목구멍에서 멈춘다.
괜한 말 한마디가 어색함을 만들 수도 있겠지.
그래서 그냥 혼자 생각하고 만다.

하지만 친구 앞에서는 그런 고민이 필요 없다.
“야, 너 머리는 왜 그러냐? 일부러 저렇게 한 거야?”
“넌 왜 맨날 똑같은 가방 들고 다녀? 버리면 안 되냐?”
툭툭 던지는 장난에 괜히 피식 웃음이 난다.
오랜만인데도 어제 만난 것처럼 편안하다.

그동안 너무 각박하게 살아왔나 보다.
출근하느라, 일하느라, 책임감이라는 무게를 짊어지느라
나도 모르게 삶의 여유를 흘려보냈다.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니,
일상에 깔려 보이지 않던 여유가
먼지 쌓인 소파처럼 조용히 모습을 드러낸다.

한때는 별거 아닌 이야기에도
배꼽 잡고 웃을 수 있었던 우리가,
이제는 어른이란 이름 아래
가볍게 농담조차 던지기 어려워졌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더 단정해졌고,
자연스러운 웃음보다 적당한 미소를 익혔다.

하지만 친구는 다르다.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몇 년 만에 만나도,
딱 한 마디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다.

“야, 너 살쪘네?”

그 한 마디에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진다.
오랜만에 찾은 동네 국밥집에서
여전히 같은 맛을 느꼈을 때처럼.

친구는 그런 존재다.
괜히 이유 붙이지 않고,
말 돌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주는 사람.

친구야,
우리가 자주 만나지 못해도,
연락이 뜸해져도,
여전히 예전처럼 반가울 거다.

그러니까 다음엔 또 연락해.
뭐 거창할 필요 있냐.
그냥 “야, 뭐하냐?” 한 마디면 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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